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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변명입니다~!”
영화‘실미도’에서 설경구가 내뱉은 이 한마디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영화의 흥행으로 인해 실제 실미도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고 영화에서처럼 고무보트를 타고 갯벌을 구르며 실미도를 체험하는 극기훈련도 나날이 인기를 얻고 있다. 비겁한 변명(?)이 싫은 많은 사람들이 실미도에서 열리는 해병대 캠프에 참가하면서 실미도는 이제 관광지로서 뿐만 아니라 극기체험장으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악’소리 울려퍼지는 실미도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7월 9일 오전.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 친구, 연인 단위로 실미도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그중 단연 눈에 띤 사람들은 결연한 의지를 얼굴에 담고 있는 47명의 동부엔지니어링 (주)(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본사 소재) 직원들이었다.

이들이 실미도를 찾은 이유는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신력을 강화하고 팀웍을 다지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주말에 휴식을 취하는 대신 해병대캠프를 통한 정신 및 육체 단련을 택한 것이다.

오후 1시가 되자 실미도훈련장에서는 ‘악’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1박2일간의 해병대캠프가 시작되면서 동부엔지니어링 직원들은 교관의 말에 대한 대답을 해병대식으로‘네’가 아닌‘악’으로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미도에 들어올 당시 입고 왔던 옷 대신 해병대 모자와 군복을 착용하고 훈련장에 집합한 동부엔지니어링 직원들은 날렵한 교관의 명령 하나하나에 민첩하게반응한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어우러져 있지만 훈련을 받는 동안은 나이도 지위도 필요없다. 모두가 어깨동무를 하는 수평적인 관계의 훈련생일뿐이다. 태권도, 합기도, 해동검도 등 공인무술 합계 14단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해병대 출신 교관 성기윤(28) 씨의 우렁찬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질 때마다 훈련생들은 긴장한다.

극기훈련 통해 정신력∙조직력 강화
동부엔지니어링 직원들은 1등 정신으로 무장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훈련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선서를 하고 실미도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훈련장에서 오후 2시 30분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대오∙대열을 맞추는 등의 제식훈련과 함께‘좌로 굴러 우로 굴러…’하는 교관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어느새 회색빛 하늘은 푸른빛을 되찾기 시작했고 훈련생들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돼 빨갛게 달아올랐다.

공무원 정년퇴임을 하고 지난해 10월부터 동부엔지니어링 영업전무로 일하고 있는 최경래(60) 전 성남 중원구청장은 이번 캠프에 참가한 최고령자다.
그는“젊은 직원들과 똑같이 훈련받으면서 같은 기업인으로 하나 될 수 있고 끈끈한 유대관계를 다질 수 있어서 좋다”며 “극기훈련을 통해 1등 정신으로 무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후 4시가 되자 영화‘실미도’촬영지가 보이는 실미도해수욕장 백사장으로 이 동했다. 파도 소리와 함께 기러기떼가 날아다니고 관광객들은 한가로이 휴식을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동부엔지니어링 직원들은 PT 체조, 선착순 등을 반복하면서 다리가 후들거리고 팔이 말을 안들을 때까지 백사장에서 뒹굴고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경영지원부 김형선(33) 씨는 “여자로서 색다른 체험을 하고 있다”며 “해이해진 마음가짐을 바로 하고 퇴소하면 모든 일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무보트를 머리에이고 훈련을 받는 극한 고통의 시간이 눈앞에다가와 있지만 동부엔지니어링 직원들은 이미 조직력과 자신감으로 하나가 돼 있었다

영화 실미도 훈련 상황 재연에 들떠
무게가 80㎏에 달하는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훈련을 받는 극한 고통의 시간이 눈 앞에 다가와 있지만 동부엔지니어링 직원들은 이미 조직력과 자신감으로 하나 가 돼 있었다. 다음 날 실미도해수욕장에 고무보트를 띄우고 노를 저어 실제 영화 촬영지였던 실미도로 이동하는 해병대캠프의 하이라이트에 훈련생들은 모두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해병대캠프 체험을 기획한 이원상(44) 경원지원부 업무팀장은“이번 캠프는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교육훈련 효과가 배가 됐다”며“우리 직원들 모두 마음가짐을 새로이 해 1등 동부엔지니어링을 만드는 데 힘을 합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LIP '등 기업 만들자' 3만여명 다녀가
국내 최초로 해병대캠프를 기업교육에 접목해 기업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주)멘토포유(이희선 대표이사).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10월 '해병대전략캠프'(camptank.com)를 만들어 해병대 정신 키워드인 ‘1등 정신, 조직력, 자신감’을 기업교육에 접목해 대히트를 치고 있다.

'해병대전략캠프' 본부장이기도 한 이희선(37) 대표이사는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무한경쟁에 노출되다보니 CEO들이 승부근성과 도전력을 키울 수 있는 해병대 정신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조직 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CEO 주도로 훈련을 희망하는 업체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부터 2005년 5월까지 '해병대전략캠프'를 거쳐간 기업의 임직원수는 총 3만명이 넘는다. 삼성, 현대, LG, SK 등 국내 대기업 계열사부터 직원수 20~30명 수준의 중소업체에 이르기까지 참가업체들도 다양하다.

이렇게 다녀간 기업의 해병대캠프 만족도는 매우 높다. 지난해 훈련을 실시했던 18개 기업의 임직원 2,602명을 대상으로 해병대전략캠프에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병대훈련이 조직력을 다지는데 효과가 있다’는 응답이 무려 93,5%에 달할 정도다.

'해병대전략캠프'는 현재 실미도, 무주, 대부도 등 3곳에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신청자들 대부분은 단연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실미도를 선호한다. 훈련과 함께 무의도와 실미도를 관광하는 재미도 솔솔하기 때문이다.

'해병대전략캠프' 참가비는 100명 기준으로 1인당 2박3일 18만~19만원, 1박2일 12만~13만원 선이다. 지난해 11억원의 매출을 올린 '해병대전략캠프'는 올해도 참가업체가 꾸준히 늘고 있어 올 매출목표를 지난해 두 배 달하는 2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해병대 출신 정예멤버들로 구성된 해병대전략캠프의 임직원들은 승부근성을 갖기 위해 캠프를 찾는 기업의 임직원들에게 ‘악바리’ 근성을 선물하고 있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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